김구 등 독립운동가 7인 잠든 '효창공원'···100년 기념공원으로

국가보훈처·서울시 공동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

정지오 기자 | 기사입력 2019/04/10 [23:31]

김구 등 독립운동가 7인 잠든 '효창공원'···100년 기념공원으로

국가보훈처·서울시 공동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

정지오 기자 | 입력 : 2019/04/10 [23:31]

▲ 효창운동장 하부 독립운동가 기념공간 조성 예시. 

 

독립운동가 7인 묘역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전환

일제 훼손 옛 ‘효창원’ 공간 회복, 역사‧문화거점 연결

 

[서울=정지오 기자] 백범 김구 선생과 윤봉길‧이봉창 의사 등 조국 해방에 삶을 바친 7인의 독립운동가가 잠들어 있지만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서울시 용산구 ‘효창공원’(총면적 16만924㎡)이 오는 2024년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10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일제가 훼손한 ‘효창원’ 역사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오랜 시간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고 노후 되면서 주민들에게 외면 받고 시민들에겐 낯선 공간이 된 ‘효창공원’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 구상하게 됐다.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같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 역사를 마주하며 그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상 속 기념공원, 미래세대가 뛰어노는 새로운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효창공원’은 원래 조선 정조 장자인 문효세자 묘역인 ‘효창원’이 있던 자리다. 일제는 울창한 송림으로 사랑받았던 효창원에 골프장과 유원지를 지었고, 해방 직전에는 묘역을 서삼릉으로 이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규모는 1/3로 축소됐고 도로로 단절되면서 섬처럼 폐쇄적인 공원이 됐다.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은 이곳에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했고 그 자신도 1949년 효창공원에 안장됐다. 현재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삼의사’와 임시정부에서 주석, 비서장, 군무부장을 지낸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선생 등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이 있다. 여기에 안중근 의사 유해가 봉환되면 안장하기 위한 가묘도 있다.

 

1960년에는 「제2회 아시안컵」 개최를 위해 ‘효창운동장’이 조성됐고, 이후 반공투사기념탑(1969), 대한노인회관(1972) 같은 다양한 시설이 난립하면서 효창공원 역사적 가치는 점점 퇴색됐다. 

 

현재 묘역은 추모행사 때만, 효창운동장은 훈련‧연습용도로, 기념관은 단체이용객 위주로 이용하면서 근린공원 수준인 연간 33만 명이 방문하고 있다.

 

그동안 추모행사 때에만 참배객 위주로 방문하고 있는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은 ‘일상 속 성소’로 전환한다. 주변 연못을 개보수해 평상시에는 주민과 아이들을 위한 휴식처로, 기념일에는 엄숙한 추모공간으로 가변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효창공원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은 이전에도 있었다. 2005년 국가보훈처가 효창공원 전체를 민족공원으로 성역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효창운동장 이전‧철거 문제를 놓고 보훈단체와 축구단체 간 의견대립으로 무산됐다. 2013년에는 국립묘지 지정이 추진됐지만 공원이용 제약 등을 우려한 지역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국가보훈처와 서울시는 일제가 이전하고 훼손시킨 옛 ‘효창원’의 회복을 위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1919.4.11.) 100주년을 기념한 「효창독립 100년공원 구상안」을 이 같이 발표했다. 

 

효창공원의 새로운 공간 구상 방향은 ▴효창운동장은 창의적 계획을 통해 변화 가능한 ‘다층적 공간’으로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은 ‘일상 속 성소’로 ▴주변 지역은 ‘확장된 공원’의 개념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폐쇄적이고 정적인’ 공간이었던 효창공원을 ‘함께 기억하는 열린’ 공간으로 바꿔나간다는 목표다.

 

첫째, 효창운동장은 공원과 하나가 되는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국제표준규격을 유지한 가운데 스탠드, 조명탑, 트랙 등 일부 시설을 제거하고, 스탠드 대신 경기장 주변 지형(경사지)을 활용한 피크닉형 관람석을 조성해 경기가 없는 날에도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공원 출입구와 맞닿아 있는 축구장 하부에는 1만 5000명의 뭇별(독립운동가) 기념공간을 조성한다. 특정일마다 관련 인물을 조명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또, 기존 스탠드 일부는 철거하지 않고 남겨 체육인들의 애국정신과 투혼을 기록하는 기념공간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둘째, 독립운동가 묘역은 참배객 위주의 박제된 공간이 아닌 방문객과 시민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일상 속 추모공간이 된다. 엄숙함과 정연함을 유지하는 가운데, 접근성을 개선해 일상의 성소로 전환할 계획. 추모와 일상이 공존하는 독일의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쇼팽, 오스카와일드 등 유명인이 안장된 파리의 아름다운 도심 공원인 ‘페르라셰즈 묘지공원’ 같은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셋째, 공원의 경계를 넘어 손기정체육공원, 식민지역사박물관, 이봉창의사 기념관, 경의선숲길, 숙명여자대학교 등 주변에 위치한 거점들과 연결,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공원으로 공간적 범위를 확대한다. 용산구의 ‘효창100년길 조성사업’과 연계해 지역사회와 공원을 단절시켰던 폐쇄적인 담장이 사라지고 화단이나 잔디밭을 지나 자연스럽게 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동쪽으로는 공원과 맞닿아 있는 ‘숙명여자대학교’, 시민 성금과 기증자료로 건립된 ‘식민지역사박물관’을 지나 숙대입구역으로 이어지는 문화공연‧전시 특화길(650m)이 조성된다. 

 

공원과 숙명여대 경계부는 잔디 형태의 열린공간으로 조성해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남쪽으로는 용산에서 태어나 효창공원에 묻힌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이봉창 의사 생가 터에 ‘이봉창 기념관’('20.4. 준공)이 건립 예정이다. 

 

특히, '20년 6월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게 되는 ‘손기정 체육공원’은 효창공원 북쪽으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다. 독립역사 속 체육인의 항거정신을 기념하는 또 하나의 공원이다.

 

마라톤 마니아와 주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587m 길이의 러닝트랙이 새롭게 깔리고, 공원 후문에 신축 예정인 ‘체육센터’ 내부에는 탈의실, 샤워실, 카페 같이 러너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마련된다. 

 

공원관리사무소와 자재창고로 쓰였던 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어린이도서관’으로 재탄생한다. 또한 이용객이 저조했던 ‘손기정기념관’은 손기정 선수의 도전 정신과 열정을 담아 리뉴얼하고, 남승룡 등 숨겨진 영웅들을 위해 체육센터 내에 전시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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